
오늘은 필리핀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도마뱀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중 한 친구인 하우스 게코를 보라카이의 한 식당에서 벽에 붙어있는 모습으로 처음 발견했는데요, 귀여운 외모에 눈길이 가기도 했지만 한국에는 만나기 힘든 동물을 이렇게 쉽게 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습니다. 이후에 필리핀에서 계속 살다보니 이제는 매일 보는 친숙한 존재가 되었네요. 물론 가끔 제가 인지하지 못했던 도마뱀이 꼬리를 흔들며 벽을 빠르게 가로질러 가면 화들짝 놀랄때도 있지만요^^
먼저 소개하는 하우스 케코(Common house gecko, 학명: Hemidactylus frenatus)는 본래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열대와 아열대 기후에 걸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서식하는 동물입니다.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자주 발견되며 때문에 동남아시아의 각국별로 이 동물을 칭하는 이름이 많습니다. 필리핀에서 티키 혹은 부티키(Butiki), 말레이시아에서 시카크(Cicak), 태국에선 찡쪽( จิ้งจก)으로 불립니다. 주 서식지가 동남아시아이나 요즘은 해상무역의 발달로 도마뱀이 컨테이너 선박에 붙은채로 이동하여 기후만 맞다면 그 외 지역에서도 발견된다고 하네요. 심지어 부산에서도 이 도마뱀을 봤다는 목격담이 들립니다.



평상시엔 무슨 장식품 마냥 미동도 없이 벽에 붙어있지만 도마뱀에게 가까이 가거나 잡으려 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도망갑니다.

(사람들 보기 나름이겠지만) 제가 보기엔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티키(하우스 게코의 필리핀 이름)입니다. 생장 상태에 따라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이는 3cm부터 15cm까지 다양했으며, 두께도 실가닥 두께부터 손가락 만한 애들까지 다양했네요. 몸길이의 절반은 꼬리가 차지합니다. 동물계-척삭동물문-파충강-뱀목-도마뱀붙이과-집도마뱀붙이속-집도마뱀붙이종으로 분류됩니다. 수명은 7년으로 작은 도마뱀 치곤 오래 사는것 같습니다.
티키는 야행성 동물로 낮에는 숨어 있고 밤이 되면 나와서 곤충을 찾아 다닙니다. 밤 시간, 현관 조명 근처에 머무르는 별레를 먹기 위해 건물 벽을 오르는 모습이 흔히 관찰되지요. 모기와 각종 해충을 주 먹이로 삼고 독성이 없는 온순한 도마뱀이기 때문에 현지 사람들은 티키를 의로운 동물로 여겨 함부로 해치지 않고 보호합니다.


보통의 도마뱀들이 그렇듯 티키를 놀라게 하면 꼬리를 끊고 도망가며 잘린 부분은 다시 자라나 원래의 꼬리 모습으로 회복됩니다. 티키는 특유의 울음 소리를 가지고 있는데요, 작은 몸집치곤 목소리가 큰편입니다. 장시간 우는 편은 아니며 20분 간격으로 띡띡띡띡 하며 5초 정도 운다고 하네요. 필리핀에선 티키가 울면 손님이 오거나 기다리던 편지가 온다고 믿습니다. 태국에서는 출근하거나 외출할때 찡쪽(하우스 게코의 태국 이름)이 울면 안좋은 일이 일어날거라 믿는 반면에 찡쪽이 바닥에 떨어지면 복권을 사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여러나라 마다 하우스 게코에 대한 다양한 미신이 전해 내려옵니다.

다음은 필리핀에서 볼 수 있는 다른 종류의 도마뱀, 뚜코(Tuko)입니다. 저도 아직 본적은 없지만 혹시나 앞으로 필리핀 생활을 더 오래 하면 꼭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정리해봅니다. 앞전에 나온 티키에 비해 꽤 큰편으로 외모도 울퉁불퉁하네요. 험악한(…) 외모와 크기로 짐작할 수 있듯 뚜코는 티키와 달리 사람을 물 수 있으며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 친구 역시 특유의 울음 소리를 갖고 있는데 딸꾹질 소리같이 “또옥코-” 하는 소리를 가끔씩 낸다고 합니다. 또한 필리핀에선 이 녀석을 보양식으로 먹는지 사람들 사이에서 고가로 거래된다는군요.